오늘은 친구 가게를 응원하러 왔다 — 店長鴨血行天宮店.
원래는 앉아서 마라 오리선지나 먹고 친구 장사도 응원하면서, 나름 의리 있는 사람인 척하려고 했다. 그런데 먹다 보니 시선이 제멋대로 맞은편 카페로 계속 흘러갔다.
맞은편 가게 이름은 富女咖啡. 이 이름은 정말 신경 쓰이지 않을 수가 없다.
오리선지를 먹으면서 속으로 계속 생각했다. “대체 얼마나 부자여야 ‘부잣집 여자’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지? 아버지 성이 궈 씨인가? 아니면 매일 검은 가죽 재킷을 입는 그분인가?”
사람이 원래 그렇다. 오리선지를 반쯤 먹었을 뿐인데 영혼은 이미 가게 이름에 홀려 버린다.
호기심을 못 이기고 슬쩍 Google을 열어 찾아봤다.
안 찾아봤으면 좋았을 걸. 검색 결과를 보고 오리선지 국물에 사레들 뻔했다.
세상에, 즈링 누나까지 이곳에서 ‘일일 바리스타’를 한 적이 있었다.


(사진은 미러미디어와 즈링 누나 IG에서 가져온 것. 즈링 누나를 불러 커피를 내리게 하려면 정말 ‘부잣집 여자’여야 하나 보다.)
순간 모든 게 이해됐다.
평범한 부잣집 여자가 아니다. 선녀가 내려와 커피를 내리는 부잣집 여자다.
그래서 그 자리에서 인생에서 아주 성숙한 결정을 내렸다.
친구 가게의 마라 오리선지를 다 먹고 나면 맞은편으로 가서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을 사기로.
그리고 일부러 입구에 서서 다른 각도에서 친구 가게를 보기로 했다.

조금 전에는 친구 가게 안에서 富女咖啡를 봤는데, 이제는 富女咖啡 앞에서 친구 가게를 보고 있다.
기분이 묘했다. 갑자기 이 거리 최고의 전망석을 차지한 듯했다. 왼손에는 마라 오리선지, 오른손에는 아이스 아메리카노. 입안은 아직 매운데 마음은 벌써 고급스러워졌다.
마시면서 생각했다.
“하, 부자가 나를 위해 내려 준 커피라니.”
이 순간만큼은 나는 더 이상 평범한 행인이 아니었다.
오늘 하루 귀족이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 값만 냈는데, 마음은 이미 퍼스트 클래스에 앉아 맞은편에서 친구가 오리선지를 끓이는 모습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솔직히 심리적인 효과인지도 모르지만, 즈링 누나가 이곳에서 바리스타를 했다고 생각하니 이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유난히 부드럽고 향긋하고 선녀 기운까지 나는 듯했다.
분명 그냥 아이스 아메리카노인데, 운명 보정 필터가 한 겹 씌워진 맛이었다.
대충 이런 느낌이다.
평소 커피는 정신을 깨우지만, 오늘 커피는 신분을 올려 준다.
다만 아쉽게도 나는 결국 전형적인 통통한 집돌이다.
사장님에게 묻고 싶은 질문은 백 개쯤 있었다.
“정말 부잣집 여자이신가요?”
“즈링 누나는 실제로도 향기로운가요?”
“이 한 잔을 다 마시면 재물운이 좀 좋아질까요?”
“월하노인 축복 버전 아이스 아메리카노도 있나요?”
그런데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결국 입구에 조용히 앉아 커피를 마시며 삶을 좀 아는 사람인 척했지만, 머릿속에서는 계속 별별 생각이 돌았다.
“사장님, 혹시 이 글 보시면 답 좀 해주세요. 저는 정말 못 물어봤어요.”
아무튼 오늘 나들이는 참 묘했다.
원래는 친구의 店長鴨血에 와서 마라 오리선지 한 그릇 먹고 응원하려던 것뿐인데, 먹다 말고 맞은편 富女咖啡에 영혼을 빼앗겼다.
한쪽에는 제대로 매운 오리선지, 다른 쪽에는 자체적으로 귀티 보정이 들어간 아이스 아메리카노.
이 거리는 위험하다. 밥을 다 먹고도 커피를 하나 더 사게 만들고, 덤으로 내가 부자가 된 상상까지 하게 한다.

오늘의 결론.
친구의 店長鴨血는 응원한다.
富女咖啡의 커피는 성지순례한다.
즈링 누나의 가호는 진짜다.
그리고 나는 여전히 사장님에게 질문 한마디 못 하고 집에 가서 먹방 글이나 쓰는 겁 많은 통통한 집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