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타이베이 사람들은 정말 ‘콘셉트 확실한’ 가게를 좋아한다.
어떤 곳은 캠핑장인 척하고.
어떤 곳은 차분한 한국 감성으로 밀고.
또 어떤 곳은 아예 치료를 포기한다.
그래, 내가 말하는 곳이 바로 ‘渣男’이다.
가게 이름부터 새벽 두 시에 이런 메시지를 보낼 것 같다.
‘자?’
그런데 이게 뜻밖에도 木柵(무자)에 있다.
반전도 이런 반전이 없다.
게다가 입구부터 엄청 요란하다.
네온사인, 식물, 춘련이 한데 섞였다.
서로 전공이 다른 사람들이 억지로 친구 하겠다고 모인 것 같다.
그런데 또 묘하게 어울린다.
루웨이 모둠.
양념이 속까지 깊이 밴 더우간과 선지 찹쌀떡,
맥주를 곁들이면 퇴근 뒤 침대에 누워 휴대폰을 보는 것과 똑같다.
원래는 잠깐만 하려고 했는데.
결국 멈출 수가 없다.
거기에 매운맛을 더하면 더 큰일이다.
슬그머니 이런 생각이 든다.
‘한 접시 더 시켜도 괜찮겠지?’
미소 우동탕면도 의외로 마음에 들었다.
뜨끈뜨끈하고.
짭짤하면서 구수하다.
겨울에 집에 돌아와 따뜻한 물로 얼굴을 씻는 바로 그 순간 같다.
사람이 갑자기 되살아난다.
국물을 가득 머금은 면은 존재감이 엄청나다.
섬세하고 정교한 스타일은 아니다.
그래도 무척 편안하다.
다창바오샤오창(찹쌀 소시지 핫도그)은 대만의 맛으로 정면타격을 날린다.
소시지의 기름진 풍미가 아주 진하다.
찹쌀 소시지는 탱글탱글 쫄깃하고.
먹다 보면 야시장을 걷다가 친구가 음식을 억지로 손에 쥐여 주는 장면이 떠오른다.
‘여긴 무조건 먹어 봐야 해!’
그런데 정말 꽤 맛있다.
이 가게에서 가장 귀여운 건 분위기다.
사람들은 안에 앉아 술을 마시며 이야기한다.
테이블마다 저마다의 연애담이 하나씩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너무 진지할 필요는 없다.
어쨌든 오늘 밤은 일단 건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