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몇 년 네이후는 참 재미있다.
낮에는 엔지니어, 밤에는 먹는 데 진심인 사람들.
이런 ‘없는 게 없는’ 가게가 점점 늘어난다.
너무 뒤죽박죽이라고?
그런데 퇴근하고 나면 다들 이렇게 머리 쓸 필요 없는 곳이 당긴다.
‘2018搞食堂’에 들어갔다.
이름은 참 소박하다.
안은 식당이라기보다,
야시장을 실내로 옮겨 놓은 느낌이다.
——
먼저 파인애플 새우튀김 이야기부터.
이 요리는 지금 뭘 원하는지 잘 안다.
퇴근 후 휴대폰을 넘겨 보는 것과 비슷하다.
달콤하고.
바삭하고.
생각할 필요 없고.
새우를 감싼 바삭한 튀김옷을,
한입 깨물면 오늘은 드디어 야근 안 해도 된다는 기분이 든다.
마무리는 파인애플 담당.
남은 기름진 느낌까지 슬쩍 걷어 간다.
참 눈치 빠른 녀석이다.
——
다음은 게알 두부 뚝배기.
이건 집에 돌아와 소파에 몸을 던지는 느낌이다.
뜨끈하고.
말랑하고.
매끄럽고.
입에 넣자마자 두부가 사르르 풀어지니,
나까지 온몸에 힘을 빼고 멍해진다.
아무 말도 할 필요 없는 그 고요함.
밥을 곁들이면 위험하다.
한입 먹고 또 한입.
멈출 수가 없다.
——
마지막은 태국식 고추 산초 치킨.
이쪽은 개성이 좀 세다.
껍질이 아주 바삭하다.
막 머리를 자르고 나왔을 때처럼 산뜻하게 딱 떨어지는 바삭함.
속살은 부드럽다.
대비가 확실하다.
새콤함, 매운맛, 향이 한꺼번에 몰려온다.
상사가 내 이름을 불러서 긴장했는데, 알고 보니 별일 아니었던 기분이랄까.
잠깐 짜릿하다.
그런데 꽤 기분 좋다.
——
이 가게의 핵심은 섬세함이 아니다.
‘귀찮음’이다.
고르기 귀찮고.
생각하기 귀찮고.
여러 가게 돌아다니기 귀찮고.
여기 다 모아 놨다.
살다 보면 그런 때가 있다.
최고까지는 필요 없다.
그냥 필요한 건—
없는 게 없는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