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이런 ‘순식간에 해외여행’ 식당이 유행했다.

비행기를 안 타도 되고.
휴가를 안 내도 되고.
엘리베이터 버튼만 누르면 하와이다.
인테리어부터 음악, 직원 옷까지 모두 섬 분위기에 뛰어든 그런 곳.
들어서면 조금 헷갈린다.
밖은 도시인데.
안은 휴가 중이다.
—
설로인 중심살 스테이크 덮밥.
이런 음식에서 제일 걱정되는 게 뭘까?
보기에는 그럴듯한데 먹기는 힘든 것.
그런데 이건 아니었다.
스테이크가 말하자면—
싸울 필요 없는 고기다.
살짝 깨물면 부드럽게 끊어진다.
편한 사람과 이야기하는 느낌이다.
눈치 볼 필요도, 애쓸 필요도 없다.
아래 깔린 밥에는 마늘 향이 조금 있다.
조용히 곁에 있으면서 주인공을 뺏지는 않는다.
그리고 그 반숙 달걀.
제발 꼭 섞어 드시길.
섞는 순간.
밥 전체가 갑자기 매끄러워진다.
뭔가 자꾸 막히던 일을 누군가 와서 깔끔하게 정리해 준 느낌.
—
슈 브레드.
처음에는 정말 얕봤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비어 있다.
깨무는 순간이 묘하다.
오늘 엄청 바쁠 줄 알았는데 갑자기 일정이 취소된 것 같다.
너무 가벼워서 조금 비현실적이다.
그리고 자꾸 하나 더 집고 싶어진다.
하지만 보통 배는 동의하지 않는다.
—
과일 꽃차.
따뜻하다.
살짝 새콤하다.
첫 모금을 마시면 이런 생각이 든다.
음? 괜찮네.
두 번째 모금부터는.
제법 개성이 있는 것 같다.
끝에 뭐라 딱 말하기 어려운 과일 맛이 남는다.
옆에서 누가 조용히 한마디 보탰는데 제대로 못 들은 것처럼.
맛없는 건 아니다.
그렇다고 생각나지는 않을 듯하다.
—
전체적으로 보면.
이 집은 분위기만 있는 곳은 아니다.
음식이 받쳐 준다.
그리고 이런 작은 부분—
창가에 앉고 싶다고 툭 말하면,
누군가 정말 방법을 찾아 주려 한다.
이건 점수를 주고 싶다.
—
이런 가게는 ‘사진 찍으면 끝’이 되기 쉽다.
그런데 여긴 아니다.
집에 돌아가서,
문득 떠오르는—
다음에는 다른 것도 먹어 봐야겠다는 그런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