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네 시가 막 지났을 때 휴대전화가 한 번 울렸다. 열어 보니 아내에게서 메시지가 왔다. ‘오늘 회사에서 야근해야 해. 퇴근하면 먼저 혼자 밥 먹고, 집에 오는 길에 타이베이 중앙역에 들러 내 물건 하나만 사다 줘.’
모처럼 오늘은 하루 종일 잠잠했다. 무능한 상사가 시비를 걸지도 않았고, 신입 애송이 때문에 혈압이 치솟지도 않았다. 아무 일도 없는 날은 늙은 월급쟁이에게 최고의 좋은 날이다. 퇴근 후 우선 타이베이 중앙역의 난양제까지 어슬렁거리며 배를 채우기로 했다.
이 학원가에는 얼마나 많은 사람의 젊은 날 추억이 담겨 있을까. 지금 들어서도 공기 속 싸구려 기름 연기 냄새는 여전히 익숙하다.
아런 푸저우바오는 난양제 오 호에 있다. 1999년에 문을 열어 이제 거의 30년이 되었다고 하니 이곳을 대표하는 서민적인 동전 음식이라 할 만하다. 가게는 지독하게 작다. 까놓고 말하면 푸저우바오는 군만두를 작게 줄인 버전이다.
메뉴를 보자마자 작은 상자를 주문했다. 13개에 겨우 60위안이다. 요즘 타이베이 도심에서 60위안으로 고기와 채소가 든 탄수화물 덩어리 13개를 살 수 있다니, 지난 세기에 사는 것 같다. 지갑에 무척 친절하다.
옆 진열장에는 스위트 칠리소스, 간장, 칠리소스, 이렇게 세 가지 소스가 있었다. 직원이 매운맛을 넣을지 묻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받자마자 학원가 길가에 서서 먹기 시작했다. 갓 구운 향이 코를 덮쳤다. 푸저우바오는 딱 알맞게 구워져 바닥에 눌어붙은 바삭한 층이 있었고, 베어 물자 껍질이 고소하게 바삭거렸다. 속은 채 썬 양배추와 다진 돼지고기였다. 양배추는 놀랄 만큼 잘게 썰었고, 안에는 뜻밖에도 당면까지 조금씩 들어가 있었으며 후추도 은은하게 더해 향을 살렸다. 양배추의 산뜻한 단맛과 다진 고기의 기름진 풍미가 입안에서 터졌다. 가게 특제 칠리소스를 찍으니 맛의 층이 더 풍성하고 진해졌다. 한 알, 또 한 알, 도저히 멈출 수 없었다. 작은 만두 13개가 많아 보였지만, 오 분도 되지 않아 길가에 서서 전부 해치웠다.
푸저우바오 한 상자를 다 먹고 소스 묻은 손을 닦은 뒤, 아내 물건을 사러 타이베이 중앙역으로 걸어갈 채비를 했다. 오늘은 모든 일이 순조로웠고 저녁도 싸고 맛있었으니, 연탄을 피우거나 목을 매겠다는 생각은 오늘만큼은 내려놓자.
중년 월급쟁이의 혼잣말:
이 나이가 되어서야 월급쟁이가 바라는 행복은 사실 아주 단순하다는 걸 알았다. 세상을 뒤흔들 만큼 큰 경사가 아니다. 오늘 회사에서 아무에게도 화날 일이 없었고, 퇴근 후에는 아내가 야근하는 틈을 타 혼자 60위안을 주고 갓 구워 밑면이 바삭한 푸저우바오 한 상자를 사서 길가에 서서 입 가득 밀어 넣는 것뿐이다. 삶이 이렇게 평안하고 순조롭게 하루를 마치고, 손에 든 만두를 깨끗이 다 먹을 수 있다면 그게 가장 든든한 하루다.